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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중학생이 악뮤 이찬혁이 쓴 책 <물 만난 물고기> 를 읽고 난 후기




책 제목 : 물 만난 물고기
작가 : 이찬혁 (악뮤)



※이 글을 본 책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스포에 주의해주세요.


-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해야' 라는 캐릭터였다. 해야는 이찬혁의 특별하고 독특한 재능이 잘표현된 캐릭터라고 느껴진다. 보편적인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벗어난 해야는 내게 이질적이라기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더 알고 싶어지고 그녀의 세계의 빠져들게 했다. 주인공인 '선이' 역시도 해야에게서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선이는 해야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고 사랑하는 해야의 세계의 일부분이 되기 위해 자신의 세계를 허물었나보다.

해야와 선이는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것들을 했다. 정말 '자유' 그 자체라고 느껴졌다. 악뮤의 'freedom' 라는 노래와 함께 그 챕터를 읽으면 나까지 자유로워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과연 그들이 실존인물이었다면? 아니, 실존인물이 그들처럼 행동했다면? 죄수복을 입고 무단횡단을 한다든지, 알몸으로 갈대밭을 뛰어다닌다던지 등은 현실의 나는 할 수도 없고 남이 한다라면 솔직히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는 해야와 선이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일테다.

마지막 챕터에 '정원'이라는 주제는 정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읽어내려갔다. '파란 꽃 사이에 하얀 꽃' 이야기는 해야를 잘표현하는거 같다. 하나밖에 없는 하얀꽃은 특별하지만 파란꽃은 하얀꽃을 무리에서 배척한다. 때로는 다채로움보다 통일됨에서 오는 아름다움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로 해야가 살아오며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지 서글픈 감정이 들었다. 단순히 해야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사회를 해야를 통해 말하려는 듯 했다.

작품 중후반부터는 해야의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해야는 바다와 하나가 되며 생을 마치게 된다. 정말 기쁜 표정으로 떠난 해야를 통해 처음 <라라랜드> 를 봤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라라랜드>에서는 사랑했던 연인이 꿈과 사랑의 저울질 속에서 결국 갈라서게 된다. <물 만난 물고기> 에서는 해야가 선이를 두고 삶을 일찍 마치게 된다. 그렇지만 두 작품은 내게 '슬픔' 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떠한 희열감을 느끼게 했다. 그 이유는 이별과 죽음은 보편적으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나타내지만 그들에게는 인생의 성장이었고 그토록 기다려왔던 최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웃으며 마무리했다. 그들이 웃어서 내가 슬퍼할 틈이 없었다. 그때 깨달았다. 이별과 죽음이 항상 슬픈 일은 아니구나라고, 또한 해야의 죽음 이후 선이의 나날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는데 뭣보다 해야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우울함에게서 벗어나려하지않고 그 자체를 느끼며 예술로 승화한 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선이는 양이의 위로와 동정을 달가워하지않는데 처음에는 그 모습이 이해되지못했지만 선이의 이야기를 찬찬히 살펴보니 때로는 위로와 도움이 필요치않은 슬픔도 있단 것을 알았다. 슬픔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무언가도 있다. 벗어나려고 애쓸 필요없다. 이는 앞으로 삶에서 많은 힘이 될거같다.